블로그 · 초등학교 졸업앨범 준비

초등학교 졸업앨범 준비는 집에서 시작됩니다

겨울 초입의 초등학교 강당. 촬영 안내 가정통신문이 나간 지 일주일쯤 지난 날입니다. 카메라 앞에 6학년 한 반이 줄을 섭니다. 조명을 세우는 동안 아이들은 서로 머리를 매만져줘요.

그 십몇 분이 사실 촬영의 절반입니다.

셔터를 누르는 시간보다, 아이가 카메라 앞에서 자기 얼굴을 어색해하지 않게 되는 시간이 더 길거든요.

책상에서 교구를 만지는 아이들

아이들은 카메라보다 옆 사람을 본다

초등학생은 카메라가 아니라 옆 친구를 봅니다. 중학생쯤 되면 카메라를 의식하고 표정을 만드는데, 초등학교 촬영은 그것과 결이 달라요.

그래서 한 명이 웃으면 줄 전체가 풀리고, 한 명이 굳으면 옆으로 번져요. 저는 이 시기 촬영에서 아이 한 명 한 명을 보기보다 반 전체의 공기를 먼저 봅니다.

앨범이 나오고 나면 아이들이 자기 반 사진을 알아보고 반가워할 때가 있어요. 그 반응이 나오는 사진은 대체로 잘 찍은 사진이 아니라, 아이들이 편했던 날의 사진이었습니다.

초등학교 졸업앨범 준비란, 촬영 장비를 갖추는 일이 아니라 아이가 카메라 앞에서 편해질 조건을 만들어두는 일입니다.

편해질 조건이라는 게 거창하지 않아요. 촬영이 있다는 걸 아이가 미리 아는 것, 그날 자기 모습이 마음에 드는 것. 그 두 가지가 표정의 대부분을 정합니다.

반대로 아이가 촬영을 그날 아침에 처음 알면, 카메라 앞에서 준비되지 않은 얼굴이 나와요. 억지로 웃기면 웃는 표정이 아니라 웃으라고 해서 지은 표정이 남습니다. 이 둘은 앨범에서 확연히 구분됩니다.

학교가 챙기는 일, 집에서 챙기는 일

학교 쪽은 촬영 일정과 장소, 학사일정과의 충돌, 초상권 동의서 회수, 결석 학생 파악을 맡습니다. 이건 담당 선생님과 촬영자가 사전에 맞춰요. 준비가 겹치거나 비는 건 대개 이 구분이 안 돼 있을 때입니다.

집에서 챙길 건 훨씬 단순합니다. 촬영 날짜를 아이가 알고 있을 것. 그날 옷과 머리를 평소보다 조금만 신경 쓸 것. 그리고 전날 잘 잘 것.

마지막 항목이 농담처럼 들리지만 진심이에요. 피곤한 얼굴은 보정으로 못 지웁니다. 눈이 부어 있으면 그날 컷 전부에 남아요.

모니터에서 그 컷을 넘겨보다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. 이건 전날 밤에 정해진 거였더군요.

옷은 화려한 것보다 익숙한 것

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게 복장이에요. 새 옷을 사야 하나요.

저는 대체로 아니라고 답합니다. 새 옷은 아이가 자세를 어색하게 만듭니다. 뻣뻣한 새 옷깃을 계속 만지는 아이가 카메라 앞에서 편할 리 없어요.

색은 학교 안내를 따르되, 안내가 없다면 얼굴이 어두워 보이지 않는 밝은 톤이 무난합니다. 큰 로고나 촘촘한 무늬는 단체 사진에서 시선을 뺏어요. 이건 취향 문제가 아니라 사진에서 실제로 그렇게 보입니다.

머리는 자르더라도 촬영 직전 말고 며칠 전에요. 자른 티가 가라앉을 시간이 필요합니다.

책상에서 활동을 봐 주는 선생님과 아이들

촬영 당일 아침에 생기는 일들

당일 아침은 대체로 정신이 없습니다. 그래도 몇 가지는 미리 알고 계시면 덜 아쉬워요.

안경을 쓰는 아이는 조명이 렌즈에 반사될 수 있습니다. 현장에서 각도를 조금 틀어 해결하지만, 알이 두꺼우면 완전히 없애기 어려워요. 여벌 안경이 있다면 챙겨 보내셔도 좋습니다.

교정기를 낀 아이들은 웃을 때 입을 가리는 경우가 많아요. 이건 촬영자가 알아채면 대처가 되는데, 아이가 끝까지 참으면 사진이 어색해집니다. 집에서 "가리지 않아도 괜찮다"는 말 한마디가 현장에서 꽤 크게 작동해요.

머리 손질은 등교 전에 끝내는 게 좋습니다. 학교에 와서 만지면 오히려 눌립니다.

그리고 이건 자주 있는 일인데, 촬영 날 아침에 서두르다 늦는 아이가 있습니다. 단체 컷은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한 번 놓치면 그 반은 다시 모이기가 어려워요.

늦게 도착한 아이를 세워두고 카메라를 다시 잡을 때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. 이건 아침 십 분에서 갈렸구나.

촬영이 끝난 뒤 부모님이 확인하실 수 있는 것

촬영이 끝난 뒤 부모님이 확인하실 것은 이름 표기와 초상권 동의 범위 두 가지입니다. 집에서 할 일은 사실 이 둘뿐이에요.

하나는 이름입니다. 앨범에는 이름이 인쇄되는데, 개명했거나 표기가 헷갈리는 경우에 오타가 남습니다. 사진은 다시 찍을 수 있지만 인쇄된 이름은 못 고쳐요.

다른 하나는 동의 범위예요. 앨범에 싣는 것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, 업체가 홍보에 쓰는 것은 서로 다른 사용입니다. 동의서에 항목이 나뉘어 있는지 보시면 나중에 애매해지지 않습니다. 자세한 건 초상권 동의서 준비에 적어뒀어요.

그 외에는 기다리시면 됩니다. 촬영 뒤에 선별·보정·디자인·시안 확인·인쇄·제본이 남아 있어서 앨범은 늦게 나와요. 그 기간을 늘리는 게 무엇인지는 졸업앨범 제작 기간에 적어뒀어요.

촬영을 앞두고 학교와 맞춰둘 것은 졸업앨범 상담 안내에 정리해두었습니다.

자주 묻는 질문

초등학교 졸업앨범 준비, 집에서 뭘 해야 하나요? 촬영 날짜를 아이가 미리 알게 하고, 익숙한 옷과 정돈된 머리, 전날 충분한 수면 정도면 충분합니다.

졸업앨범 촬영에 새 옷을 사야 하나요? 필요하지 않습니다. 새 옷은 자세를 어색하게 만들어서, 평소 편하게 입던 깔끔한 옷이 사진에서 더 자연스럽습니다.

촬영 당일 결석하면 어떻게 되나요? 학교와 촬영자가 예비일이나 개별 촬영으로 처리합니다. 결석이 예상되면 미리 담당 선생님께 알리는 편이 확실합니다.

아이가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데 괜찮을까요? 흔한 일입니다. 촬영 현장에서는 개인 컷 순서를 조정하거나 친구와 함께 서는 방식으로 풀어갑니다.

안경이나 교정기는 빼는 게 나을까요? 평소 모습대로 두는 편이 낫습니다. 안경 반사는 각도로 조정하고, 교정기는 아이가 편하게 웃을 수 있으면 사진에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.


촬영이 끝나면 아이들은 금세 흩어집니다. 강당 문이 열리고, 급식실 냄새가 밀려들고, 조금 전까지 줄 서 있던 자리가 비어요.

그 자리에 남은 건 몇 분 사이의 표정들입니다. 준비라는 건 결국 그 몇 분을 위해 앞에 두는 시간이었어요.


글쓴이: 안영강 · 폴라스튜디오 대표, 현장 촬영 디렉터. 촬영부터 인쇄·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. 관련 글: 졸업앨범 촬영 시기 · 졸업앨범 촬영 준비물 · 졸업앨범 업체 고르는 법 · 초등학교 졸업앨범 컨셉 · 졸업앨범 상담 안내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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